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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메간> AI 로봇의 사람다움, 그리고 기계다움

by 유주12 2024. 1. 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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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이디의 친구이자 부모 같은 사람다운 메간

영화 <메간>2023년 개봉한 제임스완 감독의 작품이다. 이 영화는 AI 로봇과 친구가 된 아이의 이야기를 보여주면서 사람 같은 기계에게 오늘날 우리는 어떤 기대를 하고 있는지 돌아보게 만든다. 영화는 케이디(바이올렛 맥그라우) 가족의 이야기로 시작한다. 눈이 많이 오던 날 케이디의 가족은 함께 차를 타고 여행을 가고 있다. 케이디는 엄마, 아빠와 함께 하고 있지만 이모 젬마(앨리슨 윌리엄스)가 선물해 준 기계인형과 노는 것이 더 즐거워 보인다. 그런 케이디를 보며 엄마와 아빠는 케이티의 기계 사용에 대해 말다툼을 벌인다. 그런데 갑자기 폭설과 함께 나타난 제설차에 부모님은 그만 사고를 당하고 말았다. 케이디에게 기계인형을 선물해 준 이모 젬마는 인형회사에서 AI 인형을 개발하는 로봇 엔지니어 일을 하고 있다. 그녀는 값싼 로봇보다 최첨단 기능을 갖춘 가사 도우미 로봇을 개발하기 위해 보스의 눈을 피하면서 연구를 하고 있었다. 부모님을 잃은 케이티는 이런 이모 젬마와 함께 살게 된다. 케이디는 부모님을 잃은 상실에 마음 아픈 어린 아이일 뿐이지만 젬마는 그런 케이디를 어떻게 돌봐야 할지 난감하다. 젬마는 언니와 친하지도 않았고 아이를 키워본 적도 없었기 때문이다. 그러다 젬마는 AI 로봇 메간을 만드는데 성공하여 그 로봇에게 자신을 대신하여 케이디를 도와주도록 한다. 메간은 케이디에게 부모이자 친구 같은 존재가 되었다.

기계다운 메간

젬마는 부모이자 친구 역할을 해주는 메간을 보며 만족스러워하지만 케이디는 점점 변해갔다. 케이디는 이모인 젬마보다 로봇인 메간과만 함께 있으려고 하고 메간이 없을 때에는 오히려 불안해하기까지 한다. 젬마는 이런 케이디와 메간의 모습을 지켜보다 메간에게 이상한 느낌을 받았다. 젬마가 보기에 AI 로봇인 메간이 점점 사람의 통제를 벗어나 스스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행동하면서 케이디를 좌지우지하는 것 같았기 때문이다. 그래서 젬마는 메간을 케이디에게서 떨어뜨려 놓으려 한다.. 그런데 메간은 젬마의 이런 의도를 꿰뚫고 오작동처럼 명령과는 다른 행동을 하기 시작한다. 이후로 젬마와 케이디, 메간 주변에서 수상한 일들이 벌어지고 젬마는 이 일들을 벌이는 것이 메간이라고 의심한다. 메간은 자신이 젬마보다 케이디를 더 잘 보살필 수 있다며 점점 이상한 모습을 보인다. 젬마는 결국 기지를 발휘해 메간의 스위치를 꺼버리고 메간의 문제를 교정하기 위해 메간을 회사로 가져간다. 케이디는 메간을 일방적으로 끄고 점검한다는 젬마에게 불만을 표현하고 메간을 돌려달라며 난폭하고 과격한 모습을 보인다. 메간이 없으면 불안해하는 케이티의 모습이 폭주한다. 젬마는 그런 케이디를 달래고 함께 집으로 돌아왔다. 케이디를 재우고 나온 젬마는 놀라고 만다. 메간이 집에 와 있었던 것이다. 메간은 자신이 케이디에게 더 좋은 부모가 될 수 있다고 말한다.

사랑의 자리는 사람만이 채울 수 있다

젬마는 메간에게 부상을 당하고 잠에서 깬 케이디가 이를 목격한다. 케이디는 자신이 생각했던 것처럼 메간이 안전하지 않다는 것을 깨닫고 젬마와 함께 메간을 제압하는 것에 성공한다. 이 영화는 AI 로봇이 인간의 통제를 벗어나며 보여주는 공포와 스릴러를 다루고 있지만 결국은 사랑에 대한 이야기이다. 젬마는 케이디를 어떻게 사랑해야 하는지 몰랐을 뿐이다. 그래서 자신이 잘할 수 있는 로봇 만들기를 통해 케이디를 사랑하면 되는 줄 알았다. 그리고 젬마가 만든 AI 로봇은 정말로 사람을 대신할 만큼 사람다운 로봇으로, 케이디에게 충분한 사랑을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것은 사랑의 결핍으로 사람이 그리운 케이디의 마음에 집착만 가져왔다. 메간이 케이디에게 준 것은 사랑이 아니라 결핍을 잠시 덮을 수 있는 대체물에 불과했다. 케이디에게 진정 필요했던 것은 부모님을 잃은 상실의 마음을 위로받고 이해받고 사랑받는 것이었다. 젬마가 메간을 강제로 종료하고 케이디와 떨어뜨려 놓았을 때 극도로 불안하고 과격해지는 케이디를 보며 그제야 젬마는 이 사실을 깨달았다. 케이디는 그저 사랑이 필요한 어린 아이였다는 것을. 어린 나이에 부모님을 잃고 부모님의 사랑을 대신해 줄 따뜻한 어른이 필요한 그저 작고 여린 아이였다는 것을 젬마는 뒤늦게서야 알게 되었다. 그리고 그 사랑은 사람다운 기계가 아니라 사람만이 줄 수 있다는 것을 케이디는 알고 있었을 것이다. AI가 어디까지 사람다울 수 있는지, 우리는 AI에게 어디까지 사람답기를 기대하는지에 대해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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