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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어디갔어, 버나뎃> 심장 뛰는 나의 일을 찾아서

by 유주12 2024. 1. 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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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족이 전부인 버나뎃

영화 <어디갔어, 버나뎃>2019(국내는 2020)에 개봉한 케이트 블란쳇 주연의 영화이다. 이 영화는 마리아 셈플의 동명 소설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 버나뎃 역의 케이트 블란쳇은 꿈을 잃은 블란쳇과 자신의 꿈을 다시 찾은 버나뎃의 모습을 잘 표현한다. 제목처럼 이 영화는 갑자기 사라진 버나뎃을 찾는 가족의 이야기이자 잃어버린 자신의 꿈을 찾는 버나뎃의 이야기이다. 영화의 주인공 버나뎃(케이트 블란쳇)은 천재 건축가였던 인물이다. 그녀는 어린 나이에 최연소 맥아더 상 수상 타이틀을 가지고 있고, 남성들의 전유물인 건축 분야에서 TOP5 안에 드는 유일한 여성이기도 했다. 그녀의 창의적이고 뛰어난 건축물은 그녀를 건축계의 아이콘으로 급부상 시켰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가족과 조용히 살고 있다. 남편 엘진(빌리 크루덥)을 따라 LA에서 시애틀로 이사를 와서 남편과 딸 비(엠마 넬슨), 그리고 반려동물 아이스크림과 함께 가정주부로 지내고 있다. 그렇게 건축계를 은퇴한지 20년이 넘은 버나뎃은 지금 사회불안장애를 겪고 있다. 사람들과 제대로 어울리지 못하고 자신의 팬이라는 건축학도가 찾아와도 불안해서 달아나버린다. 이렇듯 다른 사람과 같은 장소에 있는 것만으로도 스트레스를 받는 그녀가 유일하게 마음 편히 대할 수 있는 상대는 가족뿐이다. 특히 딸 비는 엄마의 이야기를 잘 들어주고 유일하게 버나뎃을 이해해주는 사랑스러운 딸이다. 그에 반해 남편 엘진은 가족을 사랑하긴 하지만 가족의 문제에 큰 관심을 보이지 않는다. 그는 인공지능을 개발하는 일을 하고 있는데 일에만 빠져 사는 워커홀릭으로 사회적인 인정을 받고 있지만, 아내 버나뎃의 문제를 이해하지는 못한다. 다른 사람들과 관계 맺는 것이 어려운 버나뎃은 비서도 온라인으로 두고 있다. 버나뎃의 개인 비서 만줄라는 얼굴을 한 번도 본 적 없는, 메시지로만 소통하는 가상의 도우미이다.

어디갔어 버나뎃

비는 자신이 바라던 고등학교로부터 입학 허가서를 받게 되는데, 그 학교는 기숙사 생활을 하는 학교다. 이제 가족을 떠나 혼자 기숙 학교 생활을 해야 하는 비는 부모님께 자신의 소원으로 남극 여행을 제안한다. 가족 모두 함께 남극 여행을 가자고 한 것이다. 버나뎃은 집 밖으로 나가면 많은 사람들을 만나야 하는 것도 힘들고 배멀미도 있다며 거절하지만 딸을 위해 끝까지 거절하지 못하고 어쩔 수 없이 남극행 티켓을 끊는다. 버나뎃은 여행에 대한 긴장과 불안으로 약을 처방받기도 하는 등 스트레스를 받지만 나름 여행을 열심히 준비하고 있었다. 그러던 어느 날 집에 FBI가 찾아온다. 그리고 FBI로부터 버나뎃이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소식을 듣고 버나뎃은 큰 충격을 받는다. 버나뎃이 사용하는 온라인 비서 만줄라가 러시아 범죄조직의 위장회사 시스템이었던 것이다. 그 조직은 버나뎃의 개인정보를 빼내서 그녀와 남편의 재산을 갈취하는 범죄를 계획하고 있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엘진은 이 모든 것이 버나뎃의 문제라고 생각하고 정신과 의사를 집에 데려온다. 그리고 그는 요양이라는 명목으로 버나뎃을 병원에 입원시키려 한다. 자신이 국제 범죄에 휘말렸다는 충격에 더해 지금 집 안에 다른 사람들이 마구 들어와 있는 불안한 상황, 거기에다 자신을 병원으로 보내려는 남편에 대한 배신감에 버나뎃은 그동안 참아온 스트레스가 폭발해 버린다. 그리고 그녀는 화장실로 잠시 몸을 피하는데, 이후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린다. 버나뎃은 어디로 갔을까?

심장을 울리는 나의 일을 찾은 버나뎃

충격과 스트레스를 견뎌내지 못한 버나뎃은 가출해 버렸다. 하지만 갈 곳이 없던 그녀는 평소 사이가 좋지 않았던 이웃을 찾아갈 수 밖에 없었다. 이웃 오드리는 사람들 앞에서는 매우 활발하고 잘난 척하는 것처럼 보였다. 하지만 그녀 역시 아들과 사이가 좋지 않아 마음의 고민이 있었던 터라 버나뎃의 고민을 이해해주며 그녀를 받아주었다. 버나뎃은 결국 오드리의 도움을 받아 혼자 남극으로 여행을 떠나게 된다. 혼자 남극으로 향하는 버나뎃의 여정은 쉽지만은 않았지만 막상 닥치고 보니 그녀가 겁먹었던만큼 힘들지도 않았다. 밤도 없고 사람도 없는 남극 대륙을 향해가며 버나뎃은 사람들로부터 해방된 자유를 만끽한다. 그리고는 자기 자신에게 집중하고 스스로를 성찰한다. 그러던 중 그녀는 남극 기지를 새로 건설한다는 정보를 듣게 되고 자신이 그 기지를 설계하고 싶다는 꿈을 갖게 되었다. 그녀의 심장이 다시 뛰기 시작한 것이다. 그녀는 그렇게 남극점으로 향한다. 그 때 남편 엘진과 딸 비도 버나뎃의 흔적을 쫓으며 남극대륙으로 향한다. 버나뎃이 사라진 후에야 가족의 소중함에 대해 진심을 나누는 엘진과 비는 가족을 위한 선택을 하기로 한다. 엘진은 가족과 함께할 시간을 늘리기 위해 회사를 다니는 대신 프리랜서의 길을 택하고, 딸 비 역시 가족과 함께 살 수 있도록 기숙 학교가 아닌 집에서 다닐 수 있는 학교를 선택한다. 드디어 엘진과 비는 버나뎃을 만난다. 그리고 그들은 다시 심장 뛰는 삶을 시작하는 버나뎃을 이해하며 영화는 끝이 난다. 모든 순간에 끝이란 없으며 자신의 심장을 뛰게 만드는 일을 만나면 그 곳이 다시 시작임을 이야기하는 영화이다. 심장 뛰는 나의 일에 대해 생각해보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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