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호의 꿈
영화 <복면 달호>는 2007년 개봉한 차태현 주연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영화에 대한 애정이 깊은 개그맨 이경규가 제작자로 나선 영화이다. 그래서 영화 개봉 전부터 이 영화에 대한 대중의 기대보다는 우려가 크기도 했다. 하지만 그러한 우려가 기우임을 증명하듯 이 영화는 좋은 평가를 받으며 대중의 인기를 끌었다. 영화는 록 음악을 사랑하는 봉달호(차태현)이 록스타라는 자신의 꿈을 이뤄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이다. 봉달호는 대한민국 최고의 로커를 꿈꾸고 있다. 하지만 그의 꿈과 달리 그의 현실은 친구들과 지방 밤무대에서 근근이 공연을 해나가고 있다. 밤무대에서 만난 인기가수는 달호와 친구들을 무시한다. 달호는 무대가 끝나고 모든 사람들이 떠난 자리에서 한을 풀 듯 신나게 소리치며 노래하기도 한다. 그런데 그 무대를 서울에서 내려온 장준 사장(임채무)가 보고서는 자신의 기획사로 스카우트를 한다. 장사장은 달호에게만 관심을 보였고, 달호는 자신의 꿈을 이루기 위해 친구들을 뒤로한 채 혼자만 서울로 장 사장을 따라 나선다. 장 사장은 ‘큰소리 기획’이라는 기획사를 운영하고 있었는데, 알고보니 이 기획사는 트로트만 전문으로 하는 음반 기획사였다. 최고의 로커를 꿈꾸던 달호는 트로트 전문 회사에 실망해 나가려했다. 그런데 그 때 사무실에 들어서는 서연(이소연)을 보고 첫눈에 반해서 발걸음을 뗄 수가 없었고 이후 계속 달호는 사무실로 출근을 한다. 서연은 큰소리 기획 소속 트로트 가수였다. 달호는 그런 서연의 매니저를 자처하며 그녀가 공연하는 곳을 따라다닌다. 하지만 서연의 노래 실력은 형편없었고 날씨 때문에 무대까지 크게 망치는 경험을 하면서 서연은 결국 가수를 포기한다.
복면을 쓴 달호
달호는 트로트 가수가 촌스러워서 하기 싫었지만 이미 기획사와 계약을 해버렸던터라 트로트 가수로 데뷔하기 위해 훈련을 거듭한다. 장 사장도 달호를 데뷔시키기 위해 백방으로 노력을 했다. 드디어 방송국에서 달호를 섭외했다. 달호는 봉필이라는 이름의 트로트 가수로 데뷔를 하게 된다. 그런데 봉필(달호)이 첫 무대를 하던 날, 분장사의 실수로 봉필은 타이거 마스크를 쓴 채 무대에 오르게 된다. 봉필은 그동안 갈고 닦은 트로트 실력으로 ‘이차선 다리’라는 곡을 맛깔나게 불렀고 이 곡은 전 국민의 관심을 받게 된다. 이로 인해 복면을 쓰고 노래하는 봉필의 인기는 점점 높아져만 갔다. ‘이차선 다리’를 통해 봉필은 최고의 트로트 가수로 인정받았고 장 사장도 큰 돈을 벌게 되었다. 달호는 항상 복면을 쓰고 봉필로서 노래를 했고, 복면을 쓴 봉필로서 큰 인기를 얻고 있었기에 절대 복면을 벗은 모습을 대중에게 보이지 않았다. 하지만 그가 복면을 벗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는 로커를 꿈꾸던 그가 자신의 꿈을 포기했다는 사실을 들키기 싫어서였다. 복면을 쓰고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던 그에게도 위기는 닥친다. 그는 서연과 함께 있다가 기자들에게 들켜서 스캔들이 터지기도 하고 라이벌 트로트 가수와의 경쟁도 치열하게 치닫기도 한다. 서연과 함께 있는 사진이 언론에 노출되자 봉필에게도 안티팬이 생기게 되고, 달호와 서연은 멀어지게 된다. 서연은 달호를 떠나 혼자 고향으로 내려가 버린다. 그렇게 시간은 흐르고 한 해의 마지막 최고 가수를 뽑는 연말 가요열전이 시작되었다. 봉필은 자신의 히트곡 이차선 다리를 부르는 무대에서 갑자기 복면을 벗어 던진다.
복면으로 가릴 수 없는 꿈
서연을 사랑하는 마음을 담아 복면을 벗고 진심으로 노래한 봉필은 결국 라이벌을 제치고 최고의 가수상인 대상을 받게 된다. 대상 수상으로 최고의 가수로 인정받은 달호는 이제 단독 콘서트를 열고 복면을 벗은 채로 자신의 히트곡 ‘이차선 다리’를 록 버전으로 신나게 부른다. 달호는 서연과 다시 만나면서 자신의 꿈과 사랑을 모두 이루는 모습으로 영화는 끝이 난다. 달호는 복면을 써야 하는 현실에서도 그 복면 뒤에서 자신의 꿈을 잃지 않고 있었다. 친구들 마저 뒤로하고 혼자서라도 로커라는 꿈을 이루려 했으나 자신이 원하지 않는 트로트 음악을 해야 했을 때 그는 자신보다 친구들에게 더 미안했을 것이다. 복면을 쓰면서도 달호가 꿈을 잃지 않았던 이유는 친구들에 대한 미안함과 자책감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달호는 스스로 트로트가 촌스러워서 싫다고 했지만 그는 결국 트로트라는 음악을 통해서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고 그 사랑을 이뤘다. 그 과정에서 달호는 록이든 트로트든 마음으로 느껴지는 모든 것이 음악임을 깨닫게 되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것은 록뿐이라는 꿈과 진심을 복면으로 가렸지만 사실 그 복면 뒤에 가려져 있던 그의 꿈과 진심은 사랑을 전할 수 있는 음악을 하고 싶었던 것이리라. 그는 복면 뒤에서 부끄러운 마음 반, 성공하고 싶은 마음 반으로 ‘이차선 다리’를 불렀었지만 마지막 연말 가요대전 무대에서는 사랑하는 마음으로 ‘이차선 다리’를 불렀다. 그러면서 그는 음악의 진정한 가치는 그것을 부르는 이와 듣는 이가 마음으로 진심을 느끼는 데 있음을 깨달았다. 우리가 꾸는 꿈도 어떤 ‘무엇’이 되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그 꿈을 이루고 사는 삶이 ‘어떻게’ 우리를 행복하게 해주는가가 중요할 것이다. 꿈을 통해 자신의 진심을 찾고 싶은 이들에게 추천하는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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