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요약
영화 <천문>은 2019년 12월 26일에 개봉한 사극 영화이다.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 <봄날은 간다> 등 주옥같은 멜로 영화를 찍은 허진호 감독의 사극 영화 데뷔작이다. 또한 이 영화는 한국 영화계의 거장 배우 최민식과 한석규의 출연으로 개봉 전부터 시네필들의 많은 기대를 모았다. 영화는 조선시대 최고의 발명가였던 장영실(최민식)과 최고의 성군 세종대왕(한석규)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세종 24년, 퍼붓는 폭우 속에서 세종대왕이 타고 가던 안여가 부서졌다. 영화는 이 사건을 중심으로 세종대왕과 장영실의 오랜 우정을 보여준다. 안여 사건이 벌어지기 4일 전, 세종대왕과 세자(박성훈)는 명나라 사신에게 명나라 황제의 조서를 받는다. 조선이 감히 조선만의 천문기구를 만들어 황제만이 할 수 있는 일을 넘보았으니 천문기구를 모두 파괴하고 천문기구를 만든 이를 명으로 압송하라는 조서였다. 한편 장영실은 세종대왕이 탈 안여(가마)를 최종적으로 살펴보고 안여 안에 천문도를 마저 완성한다. 그러던 장영실은 간의를 비롯한 천문 관측 기기들이 옮겨지고 있다는 소식을 듣고 왕을 찾아가 울부짖고 읍소한다. 그러나 세종대왕은 어두운 표정으로 장영실의 통탄을 뿌리친다. 때를 거슬러가면 안여 사건이 발생하기 20년 전인 세종 4년, 젊은 세종은 관노인 장영실을 만났다. 장영실의 천재성을 알아본 세종은 그에게 물시계 제작을 맡겼다. 장영실은 천재 발명가답게 물시계 모형 제작에 성공하고 세종은 그를 인정하게 되었다. 그리하여 세종대왕은 장영실을 노비에서 면하게 하고 그에게 벼슬을 내린다. 이후로 세종대왕과 장영실은 왕과 신하라는 신분을 너머 서로의 마음을 헤아리는 지기로 사이가 깊어진다. 장영실이 완성한 간의대에 올라 세종은 천체를 관측하고 조선에서 본 별자리가 명나라의 것보다 한 시간 빠르다는 것도 알아내게 된다. 다시 시점은 안여 사건 후로 돌아와, 세종은 사실 장영실을 지키기 위해 안여 사건을 스스로 꾸민 일이었음을 장영실에게 알린다.
천재들의 만남
이 영화는 조선 최고의 두 천재의 만남을 그리고 있다. 세종대왕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으로 훌륭한 정책을 펼친 성군임과 동시에 천재적인 언어학자이며 당대 거의 모든 분야에 대한 이해가 깊었다. 농학, 문학, 사학, 음악, 법학, 수학, 과학, 공학, 경제학, 회계학, 철학, 천문학, 물리학, 지리학을 비롯하여 군사, 국방에 까지 업적을 두루 남긴 진정한 성군이다. 세종은 경학에 뛰어나 왕이 신하들에게 학문을 배우는 경연을 오히려 신하들이 왕에게 학문을 배우는 시간으로 바꾸기까지 했다. 기록에 따르면 세종은 실제로 배울 수 있는 것은 그 학문의 끝까지, 극한까지 배우려고 했다고 한다. 세종대왕의 천재적인 면모가 드러나는 기록이다. 이런 세종대왕의 지적 이해와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헤아릴 수 있는 것은 그와 비슷한 또 다른 천재만 가능한 일이다. 그 또 하나의 천재가 장영실이었다. 장영실은 세종대왕의 아버지인 태종에 의해 등용되었고 세종이 관직을 내렸다. 장영실은 노비 출신이었으나 창의력과 물건을 만드는 기술이 뛰어났고 그의 천재성은 세종의 꿈을 현실화 시키는 완벽한 도구가 되었다. 세종대왕의지지 하에 장영실은 여러 과학적인 기구들을 제작했다. 우리나라 최초의 자동 물시계인 자격루와 천체 관측 기구인 간의, 휴대용 해시계인 현주일구와 천평일구, 공공장소에 설치용으로 만든 해시계인 앙부일구 등이 그것이다. 세종대왕은 자신의 지적 이해를 헤아려주고 자신의 머릿속에 있는 지식을 물건으로 만들어내는 장영실과 함께 하며 얼마나 즐거웠을까?
느낀 점
한석규의 세종대왕 연기는 다시 한번 배우 한석규의 팬이 되도록 만들었다. 세종대왕은 장영실이라는 존재가 있어 자신의 지적 욕구를 이해받을 수 있었고, 자신의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을 과학 기기들로 표현할 수 있었고, 그리하여 자기 자신을 이해받을 수 있었다. 장영실과 함께 할 때 온전히 이해받음으로써 행복해하는 세종의 표정은 보는 이로 하여금 그의 행복이 영원하길 바랄 정도로 만족스럽다. 그러나 명나라에 대한 충성심이 조선과 조선의 백성들을 헤아리는 마음보다 더 중요한 신하들을 대할 때의 세종은 눈에 실핏줄이 터져있을 정도로 아픈 마음만 남아있었다. 하지만 신하들도 조선의 백성을 사랑하지 않아서가 아니라 명에 대해 충성하는 것이 백성을 지키는 길이라 믿었기 때문에 명에 충성하는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세종이 백성을 사랑하는 마음은 신하들이 생각하는 수준과 경계를 이미 훌쩍 넘어 있었다. 명에 대한 맹목적인 충성을 통해 백성들을 어리석게 지키는 왕이 아니라 우리 백성들이 정말로 필요한 것을 제공해 줄 수 있고 백성들이 지금보다 풍요롭고 잘 살길 바라는 왕이 되고 싶었던 세종대왕이었다. 한석규가 그런 세종대왕을 너무나 잘 보여주었기에, 명나라를 조선의 백성보다 중요하게 여기는 신하들에게 모진 왕이 될 수밖에 없는 세종대왕을 관객은 너무나 잘 이해할 수 있다. 앞으로 한석규의 세종대왕을 뛰어넘는 연기가 나오기는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한석규의 세종대왕은 완벽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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