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영화 리뷰

<리틀 포레스트> 나만의 작은 숲 음식 촬영지 원작 비교

by 유주12 2023. 12. 26.
반응형

혜원의 작은 숲과 나만의 작은 숲

영화 <리틀 포레스트>2018228일에 개봉한 임순례 감독, 김태리, 류준열, 진기주, 문소리 주연의 영화이다. 동명의 일본 만화와 영화를 원작으로 한 이 영화는 도시의 고단한 삶에 지쳐 고향으로 내려온 혜원의 이야기이다. 도시에서 살아내려 했던 그녀의 일상, 시험, 연애 어느 것 하나 제대로 해내지 못하고 지친 혜원은 도시 생활을 멈추고 고향으로 돌아간다. 오랜 고향 친구인 재하와 은숙을 만난 혜원은 직접 농작물을 키우고 사계절의 자연이 선사하는 식재료로 직접 음식을 만들어 먹으며 과거의 기억과 자신의 상처를 치유해 나간다. 재하 역시 서울에서 직장 생활을 하다 회의감을 느껴 고향으로 돌아와 아버지의 농사일을 도우며 작은 과수원을 하고 있었다. 은숙은 고향을 떠난 적이 없지만 언젠가 도시로 떠나는 것이 목표인 친구이다. 그런 재하와 은숙은 친구라는 이유만으로 혜원에게 힐링이 되는 존재다. 혜원이 삶에 지쳤을 때, 자신의 기억과 상처를 치유할 수 있는 그녀의 작은 숲은 고향이 주는 모든 것이었다. 고향의 친구들, 고향의 농작물, 고향의 사계절, 고향의 음식 그 모든 것이었다. 영화를 보낸 우리는 각자의 작은 숲이 있을까? 있다면 그것은 무엇일까? 내가 가끔 삶에 지칠 때 나는 나를 보살피기 위해 나만의 작은 숲을 마련해 두었나 돌아보게 되었다. 숲이라고 하니 거창한 힐링센터가 필요한 느낌이다. 그렇다면 숲이 아니라 한그루의 작은 나무라도 내가 편히 기대어 쉴 수 있는 곳은 어디일까? 하루의 고단함을 씻어낼 따뜻한 샤워, 아파하는 나를 제일 잘 아는 내가 나에게 건네는 따뜻한 위로, 혜원처럼 나에게 스스로 대접하는 따뜻한 식사, 누구보다 나 자신을 믿어서 스스로에게 보낼 수 있는 사려 깊은 응원, 이 시간을 견뎌주고 있음에 나 자신에게 감사한 마음 이것만 있으면 나는 쉴 수 있을 것 같다. 세상 모두가 나를 상처 입힌다 해도, 어둠 속에서도 홀로 빛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스스로 나를 지키고 내 상처를 보듬을 수 있는 나 자신이 나만의 작은 숲이다.

혜원이 만든 음식과 영화 촬영지

영화 <리틀 포레스트>는 우리나라의 아름다운 사계절의 영상미가 빼어난 작품이다. 혜원이 고향은 도시와 상반되는 시골이다. 이 여유롭고 고즈넉한 시골의 사계절을 영화에서 매우 아름답게 보여준다. 각 계절마다 주인공 혜원은 먹음직스럽고 맛깔스러운 음식을 척척 만든다. 그리고는 누구보다 맛있게 그 음식을 먹는다. 사계절이 선물해 주는 농작물로 음식을 만드는 행위도, 그리고 그 음식을 먹는 행위도 모두 혜원에게는 치유의 과정처럼 보인다. 영화에 나오는 음식은 혜원 역을 맡은 배우 김태리가 직접 다 요리했다고 한다. 영화에서 혜원이 만드는 음식은 배추와 파가 들어간 배춧국, 수제비와 배추 전, 삼색 시루떡과 막걸리와 같은 한식뿐만 아니라 팬지 꽃 파스타와 양배추 샌드위치, 크렘 브륄레 같은 양식도 등장한다. 또한 아카시아 꽃 튀김, 오이 콩국수, 떡볶이, 밤조림, 감자떡, 양파 통구이, 양배추 빈대떡 등 다양한 음식의 향연을 영화에서 구경할 수 있다. <리틀 포레스트>는 경상북도 군위군에서 촬영했다. 경북 군위군에 가면 리틀 포레스트 마을 입구에 주차를 하고 혜원의 집을 방문할 수 있다. 실제 한적한 시골 마을이라 정겨운 시골 풍경을 즐길 수 있는 곳이다. 영화 촬영지였던 곳이라 잘 정돈되어 있으며 이곳에서는 영화 속에서 주인공 혜원이 타고 다녔던 자전거도 빌려서 탈 수 있다.

원작 비교

영화 <리틀 포레스트>의 원작은 일본의 이가라시 다이스케의 만화 <리틀 포레스트>이다. 일본에서는 이미 이 만화를 원작으로 영화를 개봉했었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2015년에 개봉을 하여 호평을 받은 바 있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세 가지 버전으로 나왔다. 1여름과 가을’, 2겨울과 봄’, 12편 통합 축약판 사계절’로 나뉘어 개봉되었다. 원작 만화와 일본판,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 모두 주인공이 고향으로 내려와 직접 농작물을 심고 길러서 요리를 하고, 친구들과 나누어 먹는 음식 요리 영화이다. 일본판 영화에서는 주인공 한 명이 영화를 이끌어 가며 한결같이 요리를 중심으로 이야기가 흘러간다. 주인공과 주변인물들의 이야기는 배제하고 주인공이 요리를 만드는 과정을 중점적으로 보여준다. 그래서 이야기의 전개 속도가 느리게 느껴진다. 이야기의 기승전결과 클라이맥스를 기다리는 관객에게는 조금 지루함이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영화 속에서 보여주는 자연을 관조하고 음식 하나하나를 천천히 음미할 수 있는 여유가 느껴지는 영화이다. 본 리뷰에서 소개하는 한국판 <리틀 포레스트>는 주인공의 사연 위에 요리가 올려져 있다. 즉 음식보다는 주인공의 상황과 이야기가 중심이 된다. 일본판 <리틀 포레스트>는 넷플릭스에서 시청 가능하다.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