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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리뷰

<8월의 크리스마스> 초원사진관 감동적인 장면 결말 및 평가

by 유주12 2023. 12. 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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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원사진관

영화 <8월의 크리스마스><봄날은 간다>, <천문:하늘에 묻는다> 등을 만든 허진호 감독의 영화이다. 이 영화는 심은하와 한석규 주연으로 1998년 개봉했다. 크리스마스는 12월 겨울인데 이 영화의 제목은 ‘8월의크리스마스이다. 여름과 겨울이 하나로 이어지는, 만남과 이별이 하나로 이어지고 삶과 죽음이 하나로 이어지는 이야기를 상징하는 제목이라 할 수 있다. 영화에서 심은하는 김다림을, 한석규는 유정원을 연기했다. 정원은 초원사진관을 운영하며 아버지를 모시고 산다. 그는 살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은 시한부 환자이다. 스쿠터를 타고 병원을 다니며 몸이 더욱 약해지고 있는 것을 느끼지만 병원에서 만난 어린이 환자에게 해맑게 웃고 장난도 친다. 친구 아버지의 장례식장에 갔다 돌아오는 길, 초원사진관 앞에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던 다림을 처음 만난다. 다림은 초원사진관 부근에서 주차단속요원으로 일하고 있는 맑고 명랑한 성격의 예쁜 여자이다. 정원은 컨디션이 좋지 않아 이런 다림에게 쌀쌀맞게 대하게 된다. 하지만 이내 미안함을 느끼고 말끔한 태도로 사과를 하게 된다. 다림은 아이스크림을 건네며 사과하는 정원에게 좋은 인상을 갖게 된다. 다림은 매번 단속사진을 인화해야 해서 초원사진관에 자주 찾아오며 단골이 되고 이렇게 두 사람은 자주 만나면서 서로 호감을 갖기 시작한다. 이후 스쿠터를 타고 가는 길에 짐을 들고 가는 다림을 발견한 정원은 다림에게 다가가 다림을 태워주기도 하고, 스쿠터를 고치러 스쿠터 수리점에 방문한 정원을 발견한 다림이 비 오는 날 정원에게 우산을 씌워주기도 하면서 스쿠터를 매개로 이 둘이 더욱 가까워지기도 한다.

감동적인 장면

이 영화의 감동적인 장면은 개인적으로 세 장면을 들 수 있다. 첫 번째 장면은 바로 위에서 언급한 장면이다. 정원이 길에서 무거운 짐을 들고 있는 다림을 발견하고 다림을 스쿠터에 태워 바래다주는 장면이 그것이다. 이 때 정원은 다림에게 좋아하는 남자친구가 있는지 넌지시 물어보는데, 이 장면에서 처음으로 정원이 자신의 마음을 내비친다, 그리고 다림도 좋아하는 남자가 없다고 이야기하지만 이 대화 속에서 그녀의 얼굴에는 미소만이 번진다. 정원은 다림에게 꽉 잡으라고 말하면서 다림의 팔을 자신의 배 위에 갖다 놓는다. 이는 조심스럽고 설레는 둘의 마음을 따뜻하고 예쁘게 그려낸 장면이다. 두 번째 감동적인 장면은 정원이 함께 살고 있는 아버지에게 비디오 작동법을 알려주는 장면이다. 정원은 자신이 살 수 있는 날이 얼마 남지 않은 것을 알고 있었고, 자신이 없을 때에도 아버지가 혼자 일상 생활을 잘하도록 도와드리고 싶었다. 비디오 테이프를 틀어달라는 아버지의 부탁을 듣고 도와주던 정원은 아버지가 자신이 없어도 스스로 하실 수 있도록 비디오 작동법을 알려준다. 하지만 나이 든 아버지는 정원의 생각만큼 비디오 작동법을 정확하게 익히지 못한다. 그런 아버지에게 짜증을 내고 정원은 결국 방을 나가버리고 만다. 짜증이 나는 정원의 마음도, 당황스럽고 답답하지만 그런 아들을 보는 아버지의 마음도 관객은 모두 이해할 수 있다. 이 장면은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고 있다. 이내 자리를 박차고 나간 정원은 마음을 추스르고 아버지가 잘 볼 수 있도록 A4 용지에 매직으로 비디오 작동법을 큰 글씨로 적는다. 마지막 감동적인 장면은 정원을 기다리던 다림이 초원사진관에 돌을 던지는 장면이다. 건강 상태가 악화되어 갑자기 쓰러진 정원은 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정원이 아프다는 사실도, 정원이 병원에 입원한 사실도 아무것도 모르는 다림은 늘 문닫힌 초원사진관을 바라보며 정원을 기다렸다. 정원이 돌아오지 않자 편지를 써서 사진관에 꽂아두기도 했다. 그럼에도 정원이 돌아오지 않자 다림은 밤중에 초원사진관 유리에 돌을 던져 유리창을 깨트린다. 정원을 향한 답답한 마음과 그를 보고싶어하는 다림의 마음이 여실히 느껴지는 장면이다.

결말 및 평가

다림은 얼마 후 근무처를 이동하게 되고 더 이상 정원을 만날 수 없게 된다. 그런 상황에서 다림은 더욱 정원을 그리워한다. 병원에 입원을 하고 치료를 받아도 더 이상 호전될 수 없음을 아는 정원은 병원을 나와 사진관에 와서 깨진 유리와 다림의 편지를 보게 된다. 정원은 다림의 소식을 알아보고 먼 발치에서 다림을 발견하지만 그녀에게 다가가지 못하고 바라만 본다. 그리고 다림에게 답장을 쓰고, 사진관에서 스스로 자신의 사진도 찍는다. 이 사진은 정원의 영정사진으로 쓰이게 된다. 정원이 떠난 뒤 초원사진관은 정원의 아버지가 운영하게 된다. 정원과 다림이 만난 여름이 지나고 겨울이 왔다. 다림은 초원사진관을 찾았고 그 곳에 정원이 찍어준 자신의 사진을 발견하고는 미소를 짓는다. 여름과 겨울, 삶과 죽음을 정원과 다림의 만남과 헤어짐으로 그려낸 이 영화는 한국의 고전 멜로 영화로 현재까지도 많은 평론가와 관객들의 찬사를 받고 있다. 기존의 한국영화에서 보여주던 멜로 영화 스타일과는 다른 전략을 취하면서 한국 멜로 영화의 새로운 장을 열고 새로운 역사를 시작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한다. 영화는 시한부 선고를 받은 환자인 남자가 자신의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 긴 시간이 필요한 새로운 사랑을 만난다는 이야기를 느리고 담담한 속도로 담아낸다. 영화의 마지막 20여분은 대사마저 없이 담담하고 고요하다. 이렇게 이 영화는 시한부 환자에 대한 비참함을 걷어내고 신선한 멜로 영화를 완성시켰다. 우리의 삶은 유한하기에 사랑하는 시간이 더 값지다는 것을 확인하고 싶은 사람들에게 추천하는 영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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